귀농 2년 차, 체험농장으로만 생계 가능한가?
체험농장 창업은 낭만일까, 생계 수단일까?
귀농을 결심한 사람 중 많은 이들이 ‘체험농장’을 수익 모델로 고민한다.
특히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한 30~50대는 단순 농사보다는 관광형 농업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 중심에는 아이들과 가족 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한 농촌 체험 콘텐츠가 있다.
이 모델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소규모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체험농장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과연 귀농 2년 차 초보 농부가 체험농장 하나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 글은 현실적인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험농장 단일 수익으로 생계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분석해본다.
계절성 + 체험객 수 + 부가 판매
체험농장의 수익은 단순히 입장료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기본 체험료 + 추가 체험 선택 + 농산물 판매 + 먹거리 + 기념품 판매까지 다양한 요소가 합쳐진 복합 구조다.
예를 들어, 고구마 캐기 체험의 경우 1인당 체험료가 8,000~12,000원 수준이고,
여기에 수확한 작물을 추가 구매하거나 농장 내 먹거리(군고구마, 고구마 아이스크림 등)를 소비하는 경우도 많다.
한 체험 프로그램에 하루 평균 20~30명이 방문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매출은 20만~40만 원 수준이며, 주말 중심으로 운영되면 월 평균 매출은 약 300만~600만 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가공 상품(잼, 쿠키, 말린 과일 등)을 판매하면 월 100만 원 내외의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익은 대부분 봄~가을 사이의 체험 시즌에만 집중되며,
겨울철에는 매출이 급감하거나 아예 중단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체험농장은 계절성 리스크가 매우 큰 구조임을 이해하고 운영해야 한다.
인지도 부족 + 시스템 미비 + 마케팅 경험 부족
귀농 초기에는 체험농장에 대한 로망이 클 수 있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귀농 2년 차에는 농장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거나,
체험 콘텐츠가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 단체 고객 유치 루트 확보 등도 초기엔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 유입의 불안정성이다.
SNS 마케팅, 블로그 노출, 네이버 예약 시스템 운영 등은 어느 정도 경험이 필요한 분야이며,
초보 귀농인에게는 운영과 홍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
특히, 자녀 교육, 주택 리모델링, 가족 적응 등 귀농 초기의 가정 내 변수도 사업 운영에 영향을 준다.
이런 현실 속에서 체험농장만으로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다.
귀농 2년 차에는 체험농장은 ‘주수익’보다는 ‘보조수익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복합 수익 모델과 운영 전략
그렇다면 체험농장 하나로도 생계가 가능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가능은 하다.
다만, 그 조건이 까다롭다.
실제로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체험농장들은 대부분 다음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1.복합 수익 구조: 체험 프로그램뿐 아니라 가공식품 판매, 농산물 직거래, 농촌 펜션 운영, 카페 운영 등으로 매출 분산
2.고객 확보 채널: 네이버 예약,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체험단, 맘카페 홍보 등을 통한 유입 루트 확보
3.시즌 외 콘텐츠: 겨울철 실내 체험(비누 만들기, 밀랍 공예 등) 운영을 통해 비수기 수익 창출
4.소규모 체험단과 제휴: 유치원, 문화센터, 지자체 프로그램과 협업해 단체 고객 확보
이처럼 한 가지 수익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농장을 브랜드화하여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체험농장만으로도 월 300만~500만 원의 고정 수익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수준이 되기까지는 1~2년간의 준비와 시행착오가 필수다.
체험농장만으로 생계 가능, 그러나 시간과 전략이 필요하다
귀농 2년 차에 체험농장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어렵다.
생계가 가능한 수준의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체험 제공을 넘어,
체험객을 위한 종합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즉, 단순한 땅과 작물만이 아니라, 스토리, 공간, 감성, 콘텐츠, 연결 채널, 반복 수요가 모두 결합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방문은 일회성에 그치고, 수익은 매번 바닥부터 시작하게 된다.
체험농장을 진지한 ‘농촌형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을 설계한다면 귀농 2년 차에도 체험농장 하나로 생계 기반을 다질 수 있다.
그러나 처음 1~2년은 수익보다는 시스템을 갖추는 시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보조 수익원과 병행하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