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체험기

청년 창업 농부의 첫 해 수익과 실패 사례,

더머스트인포 2025. 8. 4. 22:29

 

농업 창업, 더 이상 ‘노년층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귀농·귀촌 통계를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이 있다.
창업 목적의 귀농 인구 중 30대 이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 농사보다는 스마트팜, 체험농장, 가공식품 판매, 로컬 브랜드 운영 등을 중심으로 한
청년 중심의 ‘농업 비즈니스’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낀 청년들, 직장생활 대신 자율적 삶을 택한 청년들,
또는 농촌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본 청년 창업가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농사는 누구나 지을 수 있지만, 수익은 아무나 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 글에서는 청년 농부의 첫 해 실제 수익 구조와 실패 사례를 기반으로,
청년 창업 농업의 가능성과 위험요소를 동시에 분석해 본다.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 이유는?

대부분의 청년 농부는 첫 해에 소규모 작물 재배, 또는 체험 농장으로 시작한다.
대표적으로는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유정란, 고구마, 딸기 등이 많이 선택된다.
초기 창업비용은 정부지원금 또는 청년농 창업자금 대출을 통해 조달하며,
설비와 땅을 임차해 500평~1,000평 내외 규모로 운영을 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제 수익 데이터를 보면,
첫 해 월평균 매출은 200만~400만 원 수준,
하지만 운영비, 시설비 감가상각, 인건비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남는 순수익은 50만~100만 원 수준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판매 루트 확보 미비, 재배 경험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저하,
병충해 대응 실패, 마케팅 역량 부족 등이 초반 수익률을 크게 떨어뜨린다.
결국 첫 해에는 ‘농사로 돈 벌기’보다 ‘농업 시스템 적응’이 더 큰 목적이 된다.

 

SNS 인기 작물 선택의 함정

한 20대 청년 A 씨는 유튜브에서 본 ‘방울토마토 스마트팜’에 영감을 받아
시설하우스를 임차하고, 초기 3,000만 원의 자금을 들여 시작했다.
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물이었고, 단가도 괜찮아 보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자동 관수 시스템의 센서 오류로 생육 상태가 불균형해졌고,
초기 병충해 대응에 실패해 수확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판매처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배만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결국 수확 후 가격을 낮춰도 판매가 잘 되지 않았고,
총 6개월간 매출은 250만 원 수준,
운영비와 임차료, 전기세 등을 제하고 나니 마이너스 12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A씨는 “재배보다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말한다.

 

체험 농장 운영의 인건비 함정

또 다른 청년 B 씨는 귀농 초기부터 아이 대상 체험농장을 준비했다.
직접 설계한 텃밭과 닭장, 포토존, 간이 카페까지 꾸며놓고,
SNS를 통해 체험단을 모집해 오픈 초반에는 반응이 꽤 좋았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지나며 문제가 생겼다.
혼자서 체험 응대, 청소, 수확 관리, SNS 홍보까지 도맡으면서 번아웃이 왔다.
단기 인력을 쓰려니 인건비가 부담됐고,
혼자서 감당하다 보니 체험 퀄리티가 떨어지고, 후기 평점도 낮아졌다.

2달 후 예약은 급감했고, 초반 투자금 700만 원 중 절반도 회수하지 못한 채 시즌 종료를 맞이했다.
B씨는 “체험 농장은 하루 몇 시간 운영한다고 간단히 돌아가는 게 아니다.
매 순간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업종’이라는 걸 몰랐다”라고 했다.

 

 청년 농업 창업, 첫 해의 목적은 ‘수익’이 아니라 ‘기반 확보’

청년 창업 농부의 첫 해는 대부분 낭만보다 현실이 더 많다.
실제 수익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고,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배움이 존재한다.
첫 해에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보다 ‘왜 안 벌리는지 분석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성공한 청년 농부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첫 해는 실험기, 둘째 해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것이다.
재배 기술, 판매 전략, SNS 운영, 고객관리, 원가 계산 등
사업의 기본을 스스로 익히고 정리한 사람만이 다음 해에 수익 구조를 만든다.

따라서 청년 농부가 되고자 한다면,
‘나는 1년 안에 얼마 벌 수 있을까?’보다
‘나는 1년 안에 무엇을 반드시 배우고 확인해야 하는가?’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수익은 반드시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