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체험기 강원도 평창 고랭지 텃밭 운영 체험과 농산물 직판 수익
평창의 고랭지에서 시작된 나만의 작은 실험 농장체험기
도시에서의 일상은 늘 바쁘고 건조하다.
특히 사계절이 느껴지지 않는 사무실 환경에 오래 있다 보면,
자연의 리듬에 따라 살아가는 삶이 그리워질 때가 많다.
필자 역시 그런 이유로 강원도 평창의 한 고랭지 지역에서 소규모 텃밭을 임대하게 되었다.
평창은 해발 700m 이상 고지대가 많아 여름철에도 기온이 낮고,
밤낮의 일교차가 커서 채소의 당도가 높아지는 조건을 갖춘 곳이다.
주변에서는 왜 하필 힘든 농사를, 그것도 산골짜기에서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필자는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라,
직접 재배한 작물을 직판해보는 소규모 농업 수익화 실험을 목적으로 삼았다.
도시형 농장이 주말농장 형태로 운영된다면,
고랭지 텃밭은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상품형 농장’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평창에서의 고랭지 텃밭 실험은 시작되었다.
고랭지 환경에서의 채소 재배, 직접 해보니
처음 텃밭을 접했을 때, 공기부터 달랐다. 해가 떠도 뜨겁지 않고,
바람은 서늘하게 몸을 감쌌다. 6월 초, 평창의 밭에는 상추, 배추, 무, 고랭지 감자 등을 심기에 적합한 계절이었다.
필자는 고랭지 배추 100포기와 감자 10kg 분량을 심었다.
비료는 EM 발효 퇴비를 사용했고, 물은 근처 계곡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도록 배수로를 정비했다.
일반적으로 저지대에서 여름 채소를 기르다 보면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어드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고랭지에서는 달랐다. 기온이 낮아 병충해 발생률도 낮았고,
잎이 두껍고 신선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었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시작했고,
예상보다 훨씬 높은 품질에 놀랐다. 이 품질이라면 충분히 프리미엄 농산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직거래 장터와 SNS를 통한 농산물 판매 실험
수확한 채소를 처음에는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후에는 SNS에 사진과 함께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
당일 수확, 당일 발송을 원칙으로 하여 신선함을 강조했고, 포장에는 직접 만든 스티커와 손글씨 안내문을 동봉했다.
이 단순한 접근 방식은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비자들은 ‘직접 키운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높았고,
특히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채소라는 점에서 호감을 보였다.
한 달 동안 총 30세트(1세트당 1.5kg)를 판매했으며,
세트당 18,000원에 판매하여 약 54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물론 물류비, 포장비 등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더 낮지만,
중요한 건 이 모델이 단기 체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익화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SNS를 통한 소통은 반복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었고,
다음 시즌에도 예약 구매 요청이 들어오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랭지 텃밭의 가능성과 앞으로의 방향
평창 고랭지에서의 텃밭 운영은 단순한 농업 체험이 아니었다.
고지대 환경이 만들어낸 품질의 차별성, 그리고 이를 소규모 직판 모델로 연결시키는 구조는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특히 농촌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단기 임대형으로 고랭지 텃밭을 운영하면서
‘비거주형 농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었다.
앞으로 이 실험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소량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키우고,
정기 배송 형태의 구독형 농산물 모델로 확장해볼 계획이다.
더불어, 지역 농가와 협업해 소규모 직판 장터를 여는 것도 검토 중이다.
중요한 것은 ‘품질’, 그리고 ‘직접 연결된 소비자’다.
평창 고랭지 텃밭 체험은 필자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을 넘어 삶의 방향성까지 바꿔준 귀중한 경험이었다.